겨울의 끄트머리에 폭설이 쏟아졌다.
새하얀 눈으로 덮힌 풍경이 아름다워보이기 보다는 출근길을 더 걱정이긴 했지만..
모처럼 눈 온 풍경을 한번 찍어볼 요량으로 코트 주머니에 디카를 집어넣었다.
예상대로 덕수궁 돌담길, 시립미술관, 정동교회등 여기저기에 큼직한 카메라로 무장한 사람들이 눈에 띄였다.
마음같아선 좋은 그림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녀볼까 했지만
역시 그 귀차니즘 때문에 회사 가는 길에서 단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않고 셔터만 눌렀다.
겨울의 끄트머리에 폭설이 쏟아졌다.
새하얀 눈으로 덮힌 풍경이 아름다워보이기 보다는 출근길을 더 걱정이긴 했지만..
모처럼 눈 온 풍경을 한번 찍어볼 요량으로 코트 주머니에 디카를 집어넣었다.
예상대로 덕수궁 돌담길, 시립미술관, 정동교회등 여기저기에 큼직한 카메라로 무장한 사람들이 눈에 띄였다.
마음같아선 좋은 그림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녀볼까 했지만
역시 그 귀차니즘 때문에 회사 가는 길에서 단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않고 셔터만 눌렀다.
한번 보고나니 왠지 또 보고싶어서 한번 더 보고 감동받아버린게다.
게다가 'Planet Earth'의 전편이 보고싶어진 것이다.
친절한 네이버가 KBS에서 '살아있는 지구'라는 타이틀로 방송했었다고 알려줘서
KBS 홈페이지의 다시보기라도 찾아볼까 했더니 저작권 문제로 다시보기는 안되니 구입해서 보란다.
네이버가 그 다큐멘터리는 정말 훌륭한 거라고 칭찬을 줄줄이 쏟아내기 시작하니
왠지 또 마음이 동하여 '살아있는 지구' 보급판 DVD를 보니 4만9천5백원이라 한다. 괜찮은 가격일세...
그런데 블루레이 판이 있다네??
예전에 블루레이의 그 짱짱함에 홀딱 반한 기억이 있어서 가격을 보니 9만9천원... -_-;;
네이버가 또 속삭인다. '블루레이로 보면 차원이 다르다...이런건 제대로 봐줘야 한다...' (생각해보니 네이버가 문제였군)
블루레이를 보려면 플레이어도 있어야 하고 TV도 풀HD급은 되어야 하고 5.1채널도 갖춰야 하는건데 어쩌라고~
머리에선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손은 이미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검색하고 있다.
삼성 제품이 50만원대에서 가능할 거 같고, PS3를 사면 30만원대에서 해결되긴 하는데..
다시 머릿속에선 얼마전에 눈여겨봤던 엑스캔버스 LCD TV가 재생되고 있었다.
브로드웨이 47인치짜리 320만원까지 해준다고 했었는데...
엑스캔버스 사이트를 들어가니 '스칼렛'이라고 또 예쁘게 생긴 놈이 나왔네~
그럼 브로드웨이는 좀 더 할인시켜줄거 같기도 한데...
큰맘 먹고 5.1채널은 포기하면~(브로드웨이 홈씨어터가 114만원이긴 하다.)
결국 황제펭귄 한번 제대로 보려 하면 최소 350만원이 필요하다는게 결론.
마티즈 사러 갔다가 그랜저 끌고 온다더니...
통장 계좌 한번 열어보고 진정되긴 했지만
오전내내 아무 일도 못하고 그냥 점심시간이 되어버렸다...
마음에 날이 서 있으면
말을 할때도 글을 쓸때도 심지어는 가만히 있을때에도
그 날이 선듯하게 느껴져 흠칫 놀란다.
괜히 누가 눈치 챈거 같아 조심스레 눈치를 보다가
그런 내 모습이 또 어설픈거 같아 피식...
전에 다니던 회사(K사)에서 이달초에 승진인사가 났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여기저기서 말이 많이 나오고 그랬나보다.
예상보다 승진한 사람이 적고 또 그중에 한명에 대해서 다들 불만이 많았던 모양이다.
"쟤가 됐는데 왜 나는 안되냐" "기준이 뭐냐" "회사 그만두겠다"
그렇지만 정말 미안하게도 내가 보기엔 승진한 사람 중에서도 그 문제의 인물은 무척이나 적합하다.
K사는 객관적인 지표외에도 인사에 큰 힘을 작용하는 K사의 법칙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그 사람만큼 그 법칙에 잘 맞는 인재는 없었고, K사는 그에 따라 승진을 시켜준거다.
저런 투정은 별로 설득력이 없다.
그들 역시 이미 법칙을 알고 있었고 그 법칙에 매달려서 1년간 달려왔던 사람들이다.
그러다가 뒤쳐졌던 것이고 이제서야 기준이 뭐냐고 들먹이는 건 솔직히 우습다.
나 역시 한때는 그 법칙을 몰라 혼자 힘들어하기도 했고 회사 욕도 많이 하고 대들기도 했었다.
그리고 그 법칙에 적응하기 위해 1년동안 노력도 많이 했고 소기의 성과도 있었긴 했지만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어려워서 사표를 냈다.
회사에 적응하는 것도 능력이다.
그 법칙이 맘에 안들면 달려들어 깨버리든지, 조용히 죽어지내든지, 맘에 드는 법칙을 찾아 떠나든지 해라.
괜한 투정은 해봤자 회사는 귓등으로도 안 들을 것이고 본인만 힘들다.
그리고 승진된 사람들은 눈치 보지말고 맘껏 그 기쁨을 누려야 한다.
어쨌든간에 그들은 정당한 승자니까...
오호~ 여기에 이런 기능이...?
엇.. 예전엔 이거 없었는데..언제 달았을까..
이 디자인 진짜 멋지다~~
우리도 이런 기획안이 포함되면 더 좋겠다
팀원들이 벤치마킹한 거라고 보내온 문서들을 보니 딱 이 수준이다.
벤치마킹을 통해 사이트의 이해도를 높이고 또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또 현재 우리의 수준과 그네들의 수준을 비교하고 어떤 차이가 있는지 느끼길 원했다.
이들에게 벤치마킹을 계속 시키는게 잘하는 짓일까 싶다.
그렇다고 한두번 말로 해서 가르쳐줄 수 있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벤치마킹이란 것이 그저 "이거 괜찮대"가 아닐 것이다.
이 사이트가 이만큼 하기위해서 그동안 어떤 과정을 겪었는지 생각해봐야하지 않나....
장차 그들을 목표로 하는게 아니라 당장 눈앞의 결과에 급급해서 흉내내는 건 아닌가...
정말 벤치마킹 해야하는 것은 그들이 이뤄놓은 성과가 아니라 그들의 힘겨운 노력일 것이다.
여기저기 수많은 성공사례와 멋진 사이트와 훌륭한 기획안을 많이 보고 배우는 것도 무척 중요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그 열매만 탐내는 것이 '벤치마킹'이라고 이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점점 눈은 높아가고 '똑같이 만들었는데 왜 우리는 안될까'라고 고민하지만
똑같다고 생각하는 건 우리뿐...실상은 전혀 똑같지 않다. 그것을 깨우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겉멋만 잔뜩 들어서겠지... 뭔가 있어보이고 싶어서겠지.. 괜한 과시욕이겠지..
그렇다고 해도 언젠가는 꼭 이런 방을 만들어보고 싶다는건 오래된 내 꿈이다.
물론 돈을 많이 벌어 큰 집을 사야 가능하겠지만...
컨설팅을 받는 목적 중의 하나는 이미 알고있던, 그러나 망각하고 있던 기본을 다시 한번 깨닫는 것이다.
"고객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봐라"
더 중요한 얘기도 많았고 당장 해야할 시급한 문제들도 발견했지만 나한테는 바로 이것이 핵심이었다.
항상 회의때마다 이용자 입장이 어떻다고 입에 달고 살았지만 정말 내가 그들에게 그 얘길 들은 적은 없었다.
그저 경험상 내 생각에 그럴 것이라는 추측이었을 뿐이었다.
나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 놓고 이용자들이 좋아할 거라고 내 맘대로 생각하고 있지 않나 반성하게 되었다.
그들의 생각도 모르면서 그저 문서들만 쌓아놓고 막연하게 그들을 분석하고 있었다.
정말 내가 지금 해야할 것은 펜대 굴리면서 이런저런 기획안을 끌어다 놓는 것이 아니라
노트와 녹음기를 들고 밖으로 나가야하는 것이지 싶다.
오늘 2시간도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얘기를 들었고 어두운 산길에서 등불을 하나 붙잡았다.
심하다 싶을 정도로 따뜻했던 겨울..
스스로도 민망했었는지 오늘 희한하리만치 많은 눈이 내리고 있다.
옆 건물의 벽과 주차장만 보이는 창문이지만 그래도 오늘은 볼만하다.
옆으로 흩날리기도 하고 굵은 눈발이 쏟아지기도 하고 천천히 내리기도 하고 재빨리 하강하기도 하고...
간혹 사람들 미끄러져 비틀거리는 모습도 남의 일이라서 재미있다.
차들 위에 차츰차츰 쌓여가는 눈들을 보니 차주인의 퇴근길이 안쓰러워진다.
파란 잎을 달고 있는 사철나무 위에 앉은 눈은 괜히 사람을 센치하게도 만든다.
어둑어둑해지니 하얀 눈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
저 삭막했던 바깥 그림이 하루종일 내다봐도 지루하지 않았다.
그나저나 퇴근시간이 다 됐는데...일은 언제 하누...?
정장 차림은 실물보다 사람을 더 근사하게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방심하게도 만드나 보다.
아무래도 넉넉한 품의 와이셔츠와 부드러운 양복천의 바지는 그 속에 감춰진 살들을 숨기고 있었다.
어느덧 허리 사이즈가 늘어나 있고 배와 옆구리는 물론 팔뚝과 날개죽지, 심지어 등짝에도 물렁하게 살이 잡힌다.
그래도 몸에 붙는 청바지나 티셔츠등 캐주얼 차림으로 회사 다닐땐 옷의 압박때문에라도 꽤나 신경쓰고 긴장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빳빳하게 다림질한 이 옷들이 그것들을 부드럽게 가려주고 있으니 몸이 서서히 퍼져가고 있다.
점심 다이어트라도 시작하든지...정신차려서 긴장모드로 돌입해야겠다.
갈색 병은 39도짜리 '공부가주'다.
공자가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만든 술이라고 한다.
향이 무척 진하고 입안에서도 꽤나 자극적이다. 그래서인지 별로 호응이 안좋았던 술.
아마 하얀 병의 술을 먼저 먹어서 그런것일수도 있다.
천진고량주(맞나..?)인 것 같은 49도짜리 술..
고량주 특유의 향도 훨씬 덜하고 마시기에도 편하다.
다들 이것만 찾아서 네댓병 더 먹은듯..
가격이 좀 쎄서 그렇지 뒤끝도 없고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