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버릇 남 주지 못한다더니...
뉴스를 볼때마다 편집해 놓은 모양새에 자꾸 신경이 쓰인다.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이 답답해진다.
그저 공간 채우기에만 급급하니
제목의 주체가 누군지도 뒤죽박죽이고 괜한 물음표와 싱글쿼터만 남발하고 있다.
내용은 안읽고 그저 타이틀만 보고 있으니
언제적 기사인지도 모르고 제목도 엉망진창으로 뽑아낸다.
무엇보다 이런걸 지적해줄만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게 가장 큰 문제겠지..
제 버릇 남 주지 못한다더니...
뉴스를 볼때마다 편집해 놓은 모양새에 자꾸 신경이 쓰인다.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이 답답해진다.
그저 공간 채우기에만 급급하니
제목의 주체가 누군지도 뒤죽박죽이고 괜한 물음표와 싱글쿼터만 남발하고 있다.
내용은 안읽고 그저 타이틀만 보고 있으니
언제적 기사인지도 모르고 제목도 엉망진창으로 뽑아낸다.
무엇보다 이런걸 지적해줄만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게 가장 큰 문제겠지..
출근하자마자 모카골드 믹스 하나 탔고..
회의하러 가면서 또 하나 탔다.
다시 자리에 돌아오며 자판기 커피를 마셨고
점심먹고 오면서 아메리카노 하나 홀짝거렸다.
오후에 좀 긴 회의를 하면서 자판기 커피 세잔은 마셨다.
회의를 마치고 찬바람 쐬러 나가면서 밀크커피를 또 뽑았고
동료 한명과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들어오면서 또 하나 뽑았다.
저녁을 먹고나니 후식으로 커피를 주더라.
지금 또다시 모카골드 믹스를 하나 타서 마시고 있다.
그런데..정말 맛없다. 너무 먹어댔더니 커피맛 마저 잃어버렸나보다.
내게 커피는 일종의 진정제 역할도 한다.
짜증날때 한모금씩 넣어주면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본능이 같이 내려가기도 한다.
어렸을때 주로 읽었던 책은 외국의 소설이었다.
특히 시드니 셀던과 애거서 크리스티 같은 스릴러나 추리소설을 좋아했다.
한국 소설은 문학집에나 실리는 것들을 '의무감'에서 억지로 페이지를 넘기곤 했다.
도대체 어디가 클라이맥스인지 구분하기 조차 힘든 한국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우중충한 느낌에 촌스러운 이미지였다. 간혹 실리는 삽화는 그런 생각만 더 강하게 할 뿐이었다.
그에 비해 외국 소설은 다음 페이지가 궁금할만큼 스토리 진행이 빠르고 화려했다.
검은 머리와 검은 눈동자만 떠오르는 한국인과는 달리 피부색부터 천차만별인 등장인물들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기도 쉬웠다.
게다가 낯설고 각양각색의 먼나라 자연과 도시, 문화 속의 인물들은 마치 영화처럼 느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 취향도 많이 달라진 듯 하다.
요즘엔 한국 소설이 더 재미있고 편하다. 글을 읽는게 재미있어졌다.
한문장 한문장, 단어 하나하나까지도 책의 구성요소라는 것을 인제서야 알았나보다.
번역된 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작가마다의 독특한 문체와 어휘, 분위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원어가 가진 고유의 맛은 번역으로는 살려낼 수가 없는 것이겠지.
한국소설을 영어로 번역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더불어 책 한권을 바람같이 읽어버렸던 예전에 비해 속도는 현저히 떨어졌다.
'연금술사'는 한시간 반만에 읽어치워버렸지만 '리진'은 열흘도 넘게 걸렸다.
어쩌면 사람이 변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많은 것을 상상하고 신기해 했던 어린 시절엔 하나라도 더 많은걸 보고 싶었던 것이고,
지금은 단 하나를 생각하기에도 버겁기 때문에 더 많은 것보다는 꼼꼼한 한개를 원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저녁 먹으면서 맥주 서너잔 마신것 뿐이지만 그동안 꽤나 힘들었나보다.
얼굴 빨개진다며 신고하고 자발적으로 술잔을 번쩍 들다니...
엿가락같이 늘어지는 이 놈의 프로젝트가 빨리 끝나야 맘편히 한잔 할 수 있을텐데...
<-- Photoed by 스눞
다시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하게 되면서..
하루에 40여분간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늘었겠구나 라는 생각을 처음에 했었다.
그러나 그 생각은 출근 첫날 여지없이 깨져버렸다.
8시 10분, 내 앞에 선 의정부행 지하철은 꽈꽉 메워져 있었다.
차마 끼어들지 못하고 기다린 다음 차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할수없이 발을 끼워넣으니 그래도 내 한몸 있을 공간은 나왔다.
책을 꺼낼수 없음은 물론 손을 내 가슴 언저리까지 올리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목적지에서 쏟아져 내린 뒤에야 가까스로 한숨 돌릴수 있었다.
그래도 퇴근길에는 가능했다. 20여분간 몇장 넘겨보는 걸로 끝났지만...
다음날..
20분 일찍 나가 지하철에 몸을 실었지만 사정은 아주 쬐끔 좋아졌다.
무리를 하면 책장을 펼쳐볼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
출근시간에 서울 북쪽으로 가는 1호선에서 책읽기는 '무한도전'이다.
읽을 수 있다고 해도 집중도는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다.
일상이 된 야근에 지쳐서 퇴근길에서도 책보다는 MP3P에 의존하고 있다.
덕분에 미리 잔뜩 사놓은 책들은 자기 순서를 기다리며 책장에 얹혀있다.
한달동안 읽은 책은 고작 세권일뿐...
왠지...PSP나 닌텐도DS를 다시 가방에 챙기는 날이 멀지 않을것 같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차질을 빚는 경우는 무척 많다.
그들은 자신의 행동에 정당성(또는 불가피한 정황)을 부여하기 위해 필사적이다.
제발 그 변명에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하는 손보다 변명하는 입이 더 바쁘고, 실무보다는 눈가림용 문서들에 충혈된 꼴을 보고있자면 속이 터져버릴것 같다.
그냥 미안하다..더 열심히 하겠다.. 그러고 본업에 충실했다면 벌써 끝났겠다.
수많은 이유와 변명과 구실이 파워포인트 수십장으로 날아오면서
결론은 "시간이 없으니 요정도 선에서 끝내면 나쁘지 않다"라는 것이다.
난 그들에게 오너십까지는 바라지 않겠다.
자기들이 내뱉은 말에 대해 책임지길 바랄뿐이다.
기획안만큼 하지 못하면 납득할만한 대안이라도 가져오길 바랄뿐이다.
아침부터 내민 문서를 보니 휴일동안 참 열심히 만들었겠구나 싶어 한숨부터 나왔다.
끝없는 변명에 일정은 엿가락처럼 늘어나고 있고 결과물의 품질은 나아질 기미마저도 사라져버렸다.
토요일에 출근하는 것이 몇년만인지...
바쁜 일정에 쫓겨 주말에도 회사에 나와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그렇지만 별로 억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해야할 일이 산더미 같음을 알고 있고 또 모든 사람들이 한 목표를 향해 열심히 일하고 있기에 기꺼이 동참하려 한다.
또 무엇보다 오랜만에 부활한 '신입사원의 자세'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차도 별로 없고 정장을 차려입은 직장인들도 없다.
등교하는 여고생들의 모습도 여느때와는 달리 여유로워 보인다.
가을비가 내리는 덕수궁 돌담길은 무척 운치있다.
17일부턴 당분간 푹 쉬실거죠?
여행도 가셔야 할테고...
저도 입사하자마자 정신없이 바빠서
이번달에는 시간을 내기가 힘들거 같습니다.
담달 초에 꼭 자리를 만들겠습니다.
들려드릴 얘기가 많습니다.
지난 3년을 돌이켜보면...
난 어쩌면 무척 비겁하게 살았던 것 같다.
지난 3년동안 그 전의 30년동안 했던 것보다 더 많은 비난과 험담을 해댔고
지난 3년동안 미워했던 사람은 그 전의 30년 동안 미워했던 사람보다 더 많다.
그렇지만..
내가 가면을 쓰고 대했던 그 사람들에게 난 괜찮은 사람이었는지...
하늘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이 그 사람들을 비난할만큼 내가 지난 3년을 열심히 살았는지 잘 모르겠다.
"저 자식 왜 저 모양이야" 라고 내뱉은 말은 누군가가 날 보면서 했던 말일 수도 있다.
다른 서비스를 까대는 순간 누군가가 내 서비스를 보면서 까대고 있을 수도 있다.
생각해보면..
3년전...지금 생각해도 난 무척 열심히 살았다.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이 있었고 자신감도 있었고, 게다가 미래에 대한 희망도 가득했다.
이 곳으로 옮기면서 난 더 큰 날개를 다는 거라고 확신했었다.
지금은..
내 분야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 희망은 사라지고 불신, 나태함, 독기, 귀차니즘만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기대했던 큰 날개는 구경도 못했고 대신 '비상구'만을 찾아 헤맸을 뿐이다.
그래서 난 내 일을 떠나 새로운 걸 좇아간다.
더이상 여기선 버틸 힘이 없다. 내 일을 버려야 내가 살수 있을 것 같다.
분명히..
새로운 곳으로 가도 내 일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이 선택을 후회 하면서 다시 발을 담그게 될지도 모른다.
두번의 이직 경험 덕분에 새 직장에 대한 두려움이나 긴장감은 없다.
그렇지만 뉴스를 버린다는 것 때문에 아직도 하루에 열두번씩 내 결정을 되새김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