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을 돌이켜보면...
난 어쩌면 무척 비겁하게 살았던 것 같다.
지난 3년동안 그 전의 30년동안 했던 것보다 더 많은 비난과 험담을 해댔고
지난 3년동안 미워했던 사람은 그 전의 30년 동안 미워했던 사람보다 더 많다.
그렇지만..
내가 가면을 쓰고 대했던 그 사람들에게 난 괜찮은 사람이었는지...
하늘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이 그 사람들을 비난할만큼 내가 지난 3년을 열심히 살았는지 잘 모르겠다.
"저 자식 왜 저 모양이야" 라고 내뱉은 말은 누군가가 날 보면서 했던 말일 수도 있다.
다른 서비스를 까대는 순간 누군가가 내 서비스를 보면서 까대고 있을 수도 있다.
생각해보면..
3년전...지금 생각해도 난 무척 열심히 살았다.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이 있었고 자신감도 있었고, 게다가 미래에 대한 희망도 가득했다.
이 곳으로 옮기면서 난 더 큰 날개를 다는 거라고 확신했었다.
지금은..
내 분야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 희망은 사라지고 불신, 나태함, 독기, 귀차니즘만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기대했던 큰 날개는 구경도 못했고 대신 '비상구'만을 찾아 헤맸을 뿐이다.
그래서 난 내 일을 떠나 새로운 걸 좇아간다.
더이상 여기선 버틸 힘이 없다. 내 일을 버려야 내가 살수 있을 것 같다.
분명히..
새로운 곳으로 가도 내 일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이 선택을 후회 하면서 다시 발을 담그게 될지도 모른다.
두번의 이직 경험 덕분에 새 직장에 대한 두려움이나 긴장감은 없다.
그렇지만 뉴스를 버린다는 것 때문에 아직도 하루에 열두번씩 내 결정을 되새김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