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시립미술관 옆을 지나쳐가면서 반 고흐전을 한번 보러가야겠다 생각했건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전시 마지막주가 되어서야 겨우 다녀왔다.
막판인데다가 평일이니 좀 한가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줄서서 입장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전시관 안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그림 앞에 바글바글했다.
두껍게 바른 물감에서 느껴지는 질감, 강렬한 색과 거친 붓터치 때문에 고흐의 유화는 특이하다.
바로 앞에서 볼때의 느낌과 다섯걸음 떨어졌을때의 느낌, 멀리서 봤을 때의 느낌이 전부 다르다.
또 같은 꽃을 주제로 그린 그림들이라도 화려하기도 하고 딱딱하기도 하고 또 소심해 보이기도 한다.
얼핏 보면 거칠고 강한 느낌이지만 구석구석 작은 부분에도 시선을 끌만한 것들을 배치했고
힘있지만 일정하고 섬세하게 붓을 움직인 것이 눈에 보인다.
또 드로잉이나 수채화들을 보면 무척 세밀하고 부드러워 다른 화가의 작품인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유화에서 느꼈던 굵은 선들이 역시 살아있다.
책이나 인터넷에서 보는 것과 전시회에서 직접 보는 것은 확실히 차이가 있다.
훨씬 더 집중해서 볼 수 있고 또 그만큼 그림에서 많은 것이 보였다.
입구도 사진 찍으면 안된다고 한다. 그런데 '우연히' 멀리서 찍은 사진에 입구가 찍혔다....
3층과 2층 난간에서 찍은 1층의 모습. 멀티비전이 화려하긴 했지만 쳐다보고 있을만큼 재밌진 않다.
반 고흐전과는 달리 초장인데도 한산한 '활쏘는 헤라클레스' 부르델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