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서야 인셉션을 봤다.
반드시 영화관에서 볼 요량으로 그간 인셉션에 대한 정보는 최선을 다해 차단했음에도
꿈 속의 꿈에 들어가는 영화, 어디부터가 꿈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구별하기 힘들다, 호접몽... 등의 얘기는 머릿속에 남겨놓은채 들어섰다.
세상에서 이렇게 짧은 2시간30분은 처음인듯 싶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갈때 깜짝 놀라 시계를 확인할 정도로 푹 빠져있었다.
눈앞에 펼쳐지는 화면이 몇단계 꿈인지 파악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물론 꿈 속에서 또 꿈으로 들어간다는 사전정보를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각 꿈에서의 흐름이 명확하게 다르다.
마지막 장면이 현실인지 꿈인지...결말을 명확하게 보여주진 않는다.
다만, 림보의 단계에서도 맬의 환영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현재 상황을 냉철하게 파악했던 코브였기에 마지막은 현실이었을 것이라 믿을 뿐이다.
꿈이 무너지는 장면이나 파리의 시내가 접히는 장면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할리우드의 시각효과의 기술력이 제대로 만났다고 할만큼 멋지다. 꿈 속에서도 윗단계 꿈의 중력이 작용한다는 것도 재미있는 장치였다. 덕분에 조셉 고든 래빗이 떠다니는 동료들을 묶어서 중력을 느끼게끔 애쓰는 2단계 꿈이 밌밋하지 않고 긴장감있게 살아났다.
꿈에서 깨어나는 킥으로 에디트 피아프의 'Non, je ne regrette rien'를 쓰면서, 영원히 꿈 속에 머물고 있는 멜 역할로 마리온 꼬틸라르를 기용한 것은 놀란 감독의 센스인걸까..마리온 꼬틸라르는 '라비앙 로즈'에서 에디트 피아프 역을 맡았었다.
엘렌 페이지는 아쉽게도 더이상 예뻐지지는 않는 것 같다. 소녀의 순수함이 아직 남아있는 듯 해서 귀여운 매력은 있지만서도...
인셉션은 정말 특이한 영화다. 시간이 지날수록 명확하게 느껴졌던 사실이 점점 의문으로 남게되고 어딘가에서 비틀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더 생각하게 되고 그럴수록 뭔가 앞뒤가 안맞는 듯하다. 스토리의 허점인지 아니면 일부러 만들어놓은 구멍인지조차 헷갈리게 만드는 영화다.
나 역시 정답이라고 내놓았던 생각이 지금 이 포스트를 한줄한줄 작성하면서 의문이 생기고 또 커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