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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에서는 초인법안등록이 어쩌고 저쩌고...

개봉하기 전부터 많은 말들을 들었다.


그렇지만 영화는 그냥 아이언맨편, 캡틴아메리카편일뿐이었다.

UN에 속하는 것은 그저 의견이 '조금' 다른 문제일뿐, 영화를 끌어가는 이슈는 아니었다.


초반부터 살금살금 드러내고 마지막에 폭발하는 진짜 갈등은 이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그저 아이언맨과 캡틴아메리카, 윈터솔져 간의 개인적인 문제였을 뿐이다.

뭐... 깊이 파고들면 다 연관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서도..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너무 재미있게, 감탄하면서, 즐겁고 만족하면서 영화를 즐겼다.


이 맛에 영화를 보는거지!

Posted by 착각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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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정말 궁금한 것들이 있었다.

호랑이와 사자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마징가Z와 태권V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그리고 슈퍼맨과 배트맨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살다보니 첫번째와 두번째는 어느정도 정답일 것 같은 답을 찾긴 했지만 

세번째는 만화에서도 답은 없었고, 또 다들 편이 갈려 딱히 답은 찾질 못했다.


물론 답을 찾으려고 이 영화를 본 건 아니다.

그렇다고 이런 식으로 30년 동안 간직했던 궁금증을 이렇게 짓밟아 놓을 줄이야..


난 사실 스토리와 설정은 나쁘지 않았다. 

대부분 어머니 이름에 어이없어 했지만 난 그것도 이해할만 했다.


그런데 구성은 왜 이렇게 뒤죽박죽인지 모르겠다.

특히나 불쑥 뛰쳐나온 배트맨의 꿈은 도대체 뭐란 말이냐!


무려 슈퍼맨과 무려 배트맨이다.

그런데 보여줄 것이 고작 이 정도라고? (액션의 규모를 말하는게 아니다)

게다가 원더우먼도 나오는데??


그야말로 진짜 눈물이 난다.

Posted by 착각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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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ian

2015. 10. 28. 17:17



극장에 들어가면서도, 좌석에 앉으면서도 좀 찝찝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즐겨보는 편이지만 호러와 재난은 피한다.


'마션'도 SF라지만 사실 재난영화이지 않은가.

이젠 하다못해 화성에 사람을 버려두고 오다니...


그럼에도 표를 끊은 건 한장면 때문이다. 

화성에서 감자를 키운다는게 쌩뚱맞고 뭔가 낙천적일 것 같았다.


뭐랄까...

재난영화라기 보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듯 하다.

술술 이야기를 풀어나가다가 종종 "재미있는 얘기는 여기부터야" 하듯이

십여일, 몆주, 몇개월이 쑥쑥 지나간다.


영화는 사실 긴박함도 없고, 나름 클라이막스라 할 수 있는

우주에서의 구조 장면도 심장이 조이거나, 손에 땀이 난다거나 그러지도 않는다.


그런데 아주 재미있다. 

화성과 복귀선, NASA 등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가볍고 밝게 얘기해 주고 있다.


크고 작은 역할의 인물마다 각각 제 색깔을 가지고 있고

그 색깔들이 튀지 않고 어울리면서도 빛을 내고 있었다.


난 사실 NASA 국장이 "돈 때문에 안된다"며 꼬장을 부리고

정의감 넘치는 직원들이 반항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구출하는...

'정석' 스토리가 나올줄 알았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감에도 이 영화는 돈 얘기는 전혀 하지 않는다.

국장이 꼬장을 부리는 것은 '승무원의 생존 확률'을 높이고자 했고,

직원들은 '가능성'에 힘입어 반항했다.


맨날 회사에서 비용, 매출 그런것만 매달려서 그런걸까...


죽는 사람도 없고, 나쁜 맘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참 아름답게 흘러가고 끝난다.


Posted by 착각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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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를 다 보고 웨스트윙(The West Wing)을 다시 봤다.
아니, 웨스트윙은 시즌1만 봤었으니 이번이 처음 본게 맞다.

웨스트윙을 조금만 본 이유는 너무 이상적인 현실을 그려냈다고 생각했고,
또 그 당시에는 나에겐 '정치'라는 것은 유해물질 이하로 치부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번에 본 웨스트윙은 그렇게 이상적이진 않았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현실보다 더 잔인한 현실을 보여줬고
웨스트윙은 현실보다 더 이성적인 현실을 보여줬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끔찍하지만 오히려 설득당한다.
프랜시스가 카메라를 보며 하는 말은 궤변이면서도 맞는 말이다.
 
웨스트윙에서 보였던 희망 대신
하우스 오브 카드의 음모가 계속된다.

모두가 바라는 정치인의 모습 속에 숨어있는 권력..
이게 두 드라마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리라..
동전의 양면같은....

Posted by 착각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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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착각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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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살의 신

2012. 10. 29. 15:19



런닝타임 한시간 동안 충분히 싸움 구경을 즐길 수 있는 블랙코미디.
그야말로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으로 번진다는 말이 딱 맞는 영화다.

두 부부는 아이들 문제로 품격있게 말다툼 하다가 남편과 아내의 갈등까지 폭발한다.
물에 빠진 전화는 살아나고, 죽은 줄 알았던 햄스터는 공원에서 잘 살고 있다.
문제있었던 두 아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잘 놀고 있다.

그렇지만 어른들은 한발이라도 밀릴까 말 한마디에 신경이 곤두서고 말 한마디에 가시를 세운다.
결국 상처가 난 사람들은 네사람뿐이다.

Posted by 착각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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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아

2012. 9. 25. 09:36


우울증을 앓고 있는 동생을 보살펴주는 강한 언니..
지구멸망 위기에 처하자 오히려 평온을 되찾는 동생과 심하게 우울증 증세를 나타내는 언니..

클레어가 미친듯이 아들을 데리고 시내로 갔을때 저스틴의 표정은
이전에 저스틴의 결혼식이 끝장났을때 지었던 클레어와 비슷하다.

우울증 때문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저스틴..
클레어는 최후의 순간에 그때의 저스틴 심정을 알 수 있었을까 싶다.
그래서 행성 이름이 멜랑콜리아인가..


붉은 별이 지구에 접근할수록 그 별은 청색으로 창백하게 빛난다.
다가오는 행성을 바라보는 세사람 표정 위에 짙어지는 푸르스름한 빛이 날 애타게 만든다.
왠지 모르게 눌러오던 정체불명의 무거운 분위기가 행성 충돌과 함께 무너진다.

이렇게 묵직하게, 소리없는 혼란과 슬픔으로 우아한 SF가 완성되었다.

Posted by 착각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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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

2012. 9. 13. 11:33

 


주먹밥을 아름답게 이미지화했다.

순록고기나 청어 등을 넣으면 주먹밥이 아니다.
전통의 방식으로 만들어야 진정한 주먹밥이다.

달콤한 향의 계피롤은 핀란드 사람들의 경계심을 허문다.
돈까스 같은 익숙한 메뉴들은 금새 손님들에게 다가선다.
한 일본인이 시킨, 듣도보도 못한 주먹밥은 핀란드인에게 호기심이 생긴다.
그렇지만 시간이 흘러가자 주먹밥을 주문하는 금발의 손님들이 자연스럽다.

그저 작은 식당의 자그마한 요리사가 손수 만든 주먹밥이
생소한 핀란드에서 자리잡은 일본 음식이라는 것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영화를 보고나니 이젠 주먹밥의 품격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식의 세계화를 외치며 이상한 퓨전을 강조하는 기업들이 생각났다.
또 음식 가지고 장난치지 않는 한국 영화나 드라마도 좀 나왔으면 좋겠다.

 

Posted by 착각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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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니와 준하

2012. 8. 14. 16:05

 

연기력은 둘째치고 난 김희선의 목소리와 표정이 정말 싫었다.
그러다보니 황홀하기 그지없는 외모도 나중엔 보기 싫었다.

'와니와 준하'는 그런 김희선을 처음 바라보게 된 영화였다.
목소리와 표정에서 가식과 부담을 털어낸 그녀의 연기는 정말 좋았다.
이렇게나 예쁜 주인공과 그렇게 예쁜 영화는 상당히 훌륭했다.

그렇지만 그 다음에도 김희선은 어느새 예전으로 돌아와 있었고...
나에겐 김희선이 나올때마다 '와니와 준하'를 떠올리게 됐다.
'왜 와니는 안 나올까?' 하고 항상 의문이 들었다.

'신의'를 봤다. 김희선이 나온다.
그래도 이번엔 와니를 떠올리지는 않을 것 같긴 하다. 

 

 

Posted by 착각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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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의 마무리는 그야말로 훌륭했다.
다음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 눈물이 날 정도였다.

이렇게 무거운 주제가 실린 스토리를 긴장감 넘치게,
엄청나게 크고 화려한 액션에 압도될만큼,
2시간 30분 내내 장중하면서도 흥미롭게 펼쳐지는 블록버스터가 있을까 싶다.

배트맨은 고담시를 구했고 브루스 웨인도 구했다.
영웅의 퇴장도 위엄있게 마무리했다.

그러나..
반전은 놀랍지만 좀 실망이다.
덕분에 베인의 잔인함과 존재감, 두려움이 순식간에 잊혀진데다 죽음마저 허무했다.

감독은 정말 하고싶은 이야기가 많았나보다.
길고 긴 이야기를 고작 2시간30분에 해야하니 뭔가 허전하다.
30분이나 1시간을 더 했다면, 4부작으로 했다면 정말 뭔가가 더 나오지 않았을까..

다크나이트는 끝났지만 그래도 놀란 감독의 2대 배트맨은 나올거라 기대한다.
고쳐진 배트 시그널도, 임자 찾은 배트 케이브도 나왔으니...



사족. 존 '로빈' 블레이크는 로빈이 아니다. 브루스 '배트맨' 웨인이 아닌 것처럼...


Posted by 착각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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