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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습관

2007. 10. 15. 19:08

어렸을때 주로 읽었던 책은 외국의 소설이었다.
특히 시드니 셀던과 애거서 크리스티 같은 스릴러나 추리소설을 좋아했다.
한국 소설은 문학집에나 실리는 것들을 '의무감'에서 억지로 페이지를 넘기곤 했다.

도대체 어디가 클라이맥스인지 구분하기 조차 힘든 한국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우중충한 느낌에 촌스러운 이미지였다. 간혹 실리는 삽화는 그런 생각만 더 강하게 할 뿐이었다.

그에 비해 외국 소설은 다음 페이지가 궁금할만큼 스토리 진행이 빠르고 화려했다.
검은 머리와 검은 눈동자만 떠오르는 한국인과는 달리 피부색부터 천차만별인 등장인물들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기도 쉬웠다.
게다가 낯설고 각양각색의 먼나라 자연과 도시, 문화 속의 인물들은 마치 영화처럼 느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 취향도 많이 달라진 듯 하다.
요즘엔 한국 소설이 더 재미있고 편하다. 글을 읽는게 재미있어졌다.
한문장 한문장, 단어 하나하나까지도 책의 구성요소라는 것을 인제서야 알았나보다.
번역된 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작가마다의 독특한 문체와 어휘, 분위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원어가 가진 고유의 맛은 번역으로는 살려낼 수가 없는 것이겠지.
한국소설을 영어로 번역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더불어 책 한권을 바람같이 읽어버렸던 예전에 비해 속도는 현저히 떨어졌다.
'연금술사'는 한시간 반만에 읽어치워버렸지만 '리진'은 열흘도 넘게 걸렸다.

어쩌면 사람이 변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많은 것을 상상하고 신기해 했던 어린 시절엔 하나라도 더 많은걸 보고 싶었던 것이고,
지금은 단 하나를 생각하기에도 버겁기 때문에 더 많은 것보다는 꼼꼼한 한개를 원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Posted by 착각청년
:

리진 - 신경숙

2007. 10. 11. 18:15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신경숙이 쓴 역사소설...
실존했던 '이진'이라는 궁녀를 통해 명성황후를 썼다.

조선과 프랑스 사이에서 혼란스러워 하고 강연과 콜랭 사이에서 마음을 잡지 못하는
이진을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마음 속으론 계속 명성황후를 찾게 된다.

슬픔이 묻어나면서도 잔잔하고 차분하게 이끌어주는 문장들은 너무나도 섬세하다.
자객들이 궁을 침범하고 명성황후를 시해하는 장면에서도 피 한방울까지 천천히 하나하나 꺼내어 눈앞에 펼쳐준다.

1권의 첫부분만 읽어도 대충 이 글이 어떻게 흘러가겠구나 눈치챘고, 또 그대로 진행됐음에도
신경숙의 그 친절한 여성스러움에 끝까지 단어 하나, 토씨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따라갈수 있었다.

역사소설과 신경숙은 왠지 안어울릴 것 같았지만 이젠 오히려 '리진' 이전의 신경숙은 기억이 나질 않을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요즘 팩션을 계속 보는듯 하다. '바람의 화원'도 그렇고..

Posted by 착각청년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지간해서는 술을 먼저 마시지는 않는데...어젠 참지 못했다.
20여일간 '타의적 금주'상태였다고 해도 좀처럼 없던 일이긴 하다.

저녁 먹으면서 맥주 서너잔 마신것 뿐이지만 그동안 꽤나 힘들었나보다.
얼굴 빨개진다며 신고하고 자발적으로 술잔을 번쩍 들다니...

엿가락같이 늘어지는 이 놈의 프로젝트가 빨리 끝나야 맘편히 한잔 할 수 있을텐데...
















<-- Photoed by 스눞

Posted by 착각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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