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기본적으로 어떠한 정치조직도 좋아하질 않는다.
그중에서 민주당을 오히려 한나라당보다 더 비호감 순위에 놓곤 한다.
내게는 항상 남탓을 하는데 익숙하다는 인상만 남겨주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현 정권과 한나라당이 워낙 어처구니 없는 짓만 저질러대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 쪽으로 표를 던지긴 했으나
그들이 승리하는 것도 썩 보기 편하지는 않았다.
분명 이번 선거는 민주당에게는 충분히 만족하고도 남을 만한 결과였다.
그럼에도 만족을 모르는 이 집단은 한명숙이 패배한 책임을 노회찬에게 돌리고 있다.
단일화 했으면 분명 노회찬의 표가 한명숙에게 상당수 더해졌을 것이다.
그렇지만 단일화 하지 않았다고 해서 책임이 노회찬에게 있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울 21개 구청장을 차지한 민주당. 구청장은 민주당 찍고도 서울시장은 오세훈을 찍은 유권자도 상당수 있다는 얘기다.
노회찬에게 괜한 화살 돌리기 전에 지지층을 충분히 다지지 못한 자신의 탓을 먼저 하는게 당연하다.
강남3구와 노회찬이 한명숙 패배에 일부 영향을 미쳤겠지만, 그게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다.
우리 동네의 살림살이를 책임질 지방선거를 정권 심판의 기회로 삼는 것도 별로 맘에 안들지만
정권 심판을 이유로 진보도 아니면서 진보인 척 합세하자는 것은 더 맘에 안든다.
현 정권의 삽질에 맞서달라는 국민의 뜻을 민주당 지지세력 확장으로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민의 뜻을 이해하고 실행하고자 노력하다 보면 지지세력은 자연히 늘어난다.
그리고 선거 결과를 좀 겸허히 받아들일 줄 알았으면 좋겠다. 초등학생들도 반장 투표 결과에 토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