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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태풍이 덮쳤을때 항상 TV는 부산이나 제주, 목포 이런 곳을 보여줬었다. 나무가 꺾여나가고 간판이 날아다니는 것은 나에겐 그저 TV속 자료화면이었을뿐이었다.

아침에 알람 대신 바람소리에 눈을 떴고 앞의 공원에 있는 큰 나무들이 미친듯이 몸부림치는 걸 보며 월차 생각이 간절했다.
바람에 밀려 현관문이 열리지 않을때 1차로 당황했고 1층 입구 유리문 밖으로 상가의 입간판과 굵직한 나뭇가지들이 굴러다닐때 TV속 화면이 떠올랐다. 3D TV를 보는것 같다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을때 정말 영화같은 일이 눈앞에서 벌어졌다.

지하주차장의 환기구를 덮고있던 플라스틱 지붕에서 떨어져나간 커다란 조각이 아파트 현관앞에 서있던 오피러스의 뒷유리를 그대로 강타한 것이다. 그게 말이 플라스틱이지 꽤 두껍고 단단한지라 뒷유리는 박살나고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하고....

나가지도 못하고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경비 아저씨들이 뛰어와 이리저리 살펴볼때야 정신차리고 길을 나섰다.

출근길도 험난했다.

바닥에 고여있던 물이 바람에 쓸려 비처럼 날리고 사람들은 정신없이 바람을 피해 뛰었다. 교회의 뾰족한 첨탑이 부러져 인도에 떨어져 있고, 아파트 담장도 무너졌다. 나뭇가지와 쓰레기통, 자전거, 간판들에 긁히고 찌그러지고 부러진 차들이 한두대가 아니었다.

부러지고 뽑혀나간 가로수들이 차선 두개를 막아 꽉 막힌 도로, 뭔가에 맞아 유리가 깨진 자동차 대리점, 줄줄이 쓰러진 공사장 가림막...차창 밖 풍경은 참 처참했다. 항상 내리던 버스 정류장 앞 상가는 2층에 걸려있던 간판들이 모조리 떨어져 바닥에서 뒹굴고 있는 위험천만 상태를 겪기도 했다.

두시간만에 출근 미션 완료. 그래도 비는 거의 오지 않아서 물에 빠진 생쥐꼴은 면했다는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나..

 

 

Posted by 착각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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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좀 뺐다고는 하지만 태생 자체가 묵직한것은 어쩔수 없나보다.
예전과 같은 스케일 있는 음악은 아니지만 나지막하게 울리는 느낌은 그대로다.

항상 김동률의 앨범에서 느껴지던 분위기는 살아있다.

반면 이상순이 같이 작업했음에도 롤러코스터의 색깔은 좀처럼 찾기 어렵다.
그 점을 염두에 두고 들으면 앨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김동률의 목소리메 묻혀버리는 듯 하다.

예전 전람회 멤버였던 서동욱 생각이 난다.
부드럽게 김동률을 받쳐주던 목소리가 마치 이 노래에서 이상순의 느낌과 비슷하다.

Posted by 착각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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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

2010. 8. 30. 14:43




인제서야 인셉션을 봤다.

반드시 영화관에서 볼 요량으로 그간 인셉션에 대한 정보는 최선을 다해 차단했음에도
꿈 속의 꿈에 들어가는 영화, 어디부터가 꿈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구별하기 힘들다, 호접몽... 등의 얘기는 머릿속에 남겨놓은채 들어섰다.

세상에서 이렇게 짧은 2시간30분은 처음인듯 싶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갈때 깜짝 놀라 시계를 확인할 정도로 푹 빠져있었다.

눈앞에 펼쳐지는 화면이 몇단계 꿈인지 파악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물론 꿈 속에서 또 꿈으로 들어간다는 사전정보를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각 꿈에서의 흐름이 명확하게 다르다.

마지막 장면이 현실인지 꿈인지...결말을 명확하게 보여주진 않는다.
다만, 림보의 단계에서도 맬의 환영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현재 상황을 냉철하게 파악했던 코브였기에 마지막은 현실이었을 것이라 믿을 뿐이다.

꿈이 무너지는 장면이나 파리의 시내가 접히는 장면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할리우드의 시각효과의 기술력이 제대로 만났다고 할만큼 멋지다. 꿈 속에서도 윗단계 꿈의 중력이 작용한다는 것도 재미있는 장치였다. 덕분에 조셉 고든 래빗이 떠다니는 동료들을 묶어서 중력을 느끼게끔 애쓰는 2단계 꿈이 밌밋하지 않고 긴장감있게 살아났다.

꿈에서 깨어나는 킥으로 에디트 피아프의 'Non, je ne regrette rien'를 쓰면서, 영원히 꿈 속에 머물고 있는 멜 역할로 마리온 꼬틸라르를 기용한 것은 놀란 감독의 센스인걸까..마리온 꼬틸라르는 '라비앙 로즈'에서 에디트 피아프 역을 맡았었다.

엘렌 페이지는 아쉽게도 더이상 예뻐지지는 않는 것 같다. 소녀의 순수함이 아직 남아있는 듯 해서 귀여운 매력은 있지만서도...



인셉션은 정말 특이한 영화다. 시간이 지날수록 명확하게 느껴졌던 사실이 점점 의문으로 남게되고 어딘가에서 비틀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더 생각하게 되고 그럴수록 뭔가 앞뒤가 안맞는 듯하다. 스토리의 허점인지 아니면 일부러 만들어놓은 구멍인지조차 헷갈리게 만드는 영화다.

나 역시 정답이라고 내놓았던 생각이 지금 이 포스트를 한줄한줄 작성하면서 의문이 생기고 또 커져가고 있다.

 

 

Posted by 착각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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