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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

2010. 3. 10. 09:46


어제의 극심한 야근에 지쳐 제일 한가할 것 같은 맨 뒷자리에 널부러져서 실려간다.
때아닌 눈소식 때문인지, 항상 반은 비어가던 버스에 오늘따라 승객이 많다.
어떤 아저씨 한분이 내 옆자리에 앉으려다 멈칫 하더니 건너편에 앉으신다.

아무 생각 없다가 화들짝..
혹시 내가 '내 옆에 앉지 마세요' 라고 무언의 압박을 가했나 싶었다.
좀 늘어져 있긴 했지만 옆자리는 비워놨는데..
난 그냥 시선을 들었을뿐인데 표정이 안좋았나..

낯모르는 아저씨에게 미안스러워서
약간 허리를 세우고 가방과 옷을 추스리고, 길지는 않지만 다리도 좀 당겨놨다.
휴대폰 화면에 얼굴도 슬쩍 비춰봤다.

타인으로 인해 내가 불편해지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그리고 누군가 불쑥 내 영역에 침입하는 것도 아주 기분 나쁘다.
그 까탈스러움을 나도 잘 알고 있는터라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이 불편하지 않게 하려고 무척 노력한다.

그런데 오늘은 아침부터 한사람을 좀 불편하게 만든것 같다.

....

집을 나오면서 엘리베이터에 붙어있던 공지를 봤다.
창밖으로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그런 행동을 한다고 그들이 양심없는 사람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다들 충분히 교육을 받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들일 것이다.

단지 그런 행동이 남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걸 모르는 것일뿐..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지적을 받아도 반성하거나 개선되지 않는 것이다.
궁금함과 황당함이 뒤섞인채 '그게 왜 문제가 되냐'고 되받는다.

아파트 복도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도..
진입로에서 아무렇지 않게 중간에 끼어들기를 하는 행위도..
뒷바퀴를 선에 걸쳐놓고 비스듬히 차를 세워놓는 것도..
큰소리의 벨소리와 이어폰 밖으로 새어나오는 음악소리도..

그들은 그런 행동이 남들과 무관하다고 진심으로 생각하는게 맞을 것이다.
설마 피해를 주는 것을 알면 그런 짓은 못하는게 정상일테니..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너무나 많은 비정상 속에 살고 있는 것일테니..


"사람은 정직해야 한다"고 했던 이건희 회장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진심으로 자신은 정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겠지...


Posted by 착각청년
:


썩 훌륭한 보컬이 아님에도..
특별한 기교나 색다른 멜로디가 아님에도..
말 그대로 흘러가듯 평범하다.

누구나 다 한번씩 겪었을 법한 감정을 쓸쓸한듯 편안하게 얘기하듯 들려주는 노래..
들을때마다 멍하니 생각에 잠긴다.

그냥 천천히 길을 걷다가, 바쁜 출근길에, 책을 읽다가...문득문득 떠오른다.





Posted by 착각청년
:

마약

2010. 3. 3. 14:47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6289

트래픽을 나누어 줄테니 알아서 잘 운영해봐라..
라고 언론사에게 포털의 노른자를 던져주었던 네이버.

살짝살짝 핥아보던 언론사들은 그 달디단 사탕의 맛에 빠져 허우적대기 시작한다.
포털의 선정성을 강하게 비판했었던 과거는 '선정성이야말로 지상 최대의 과제'라는 현재로 바뀌었다.
달콤한 향기에 취해 '자율'이라는 포장지는 쓰레기통에 집어던졌다.

이미 그들이 취할대로 취한 것을 확인한 네이버는 아이들 손에서 사탕 뺏는 어른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알아서 잘 하라고 했더니 이모양이냐! 라고 외치면서...
눈깔사탕뺏긴 애들은 칭얼대기 시작하지만 네이버가 내민 조그마한 막대사탕이라도 받으려고 다시 줄선다.

하늘 높은줄 모르던 언론의 자존심..
절대 꺾이지 않을 것 같았던 언론의 오만함과 자신감..
그들도 시장의 논리 앞에선 무릎꿇을 수 밖에 없었다. 그 안타까운 현실을 몇년전에 확인했다.

그리고 오늘...이미 저렴해진 무릎과 비굴해진 시선만 남은 그들의 참담한 현실을 보고 있다.

Posted by 착각청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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