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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투명한 회색

2010. 7. 1. 09:15


35년간 살면서 삶에 치인다는 말을 실감한 적은 없었다.

엊그제 하루 월차를 내고 집에서 편히 쉬면서 지금쯤 이런일을 하고 있겠구나, 저러면서 시간을 보내겠구나..하다보니
내 하루하루가 참 각박하다 싶어졌다. 얻는 것도 없이 사치하듯이 시간을 버리고 있다는게 비로소 눈에 들어왔다.

일분일초가 아깝고 개미의 일손이라도 빌리고 싶었던 지난날과는 달리 전혀 치열하지도 않고 고민할 필요도 없다.
치열하게 부딪히고 머리싸매야 하는 그때보다 하루하루 느슨하고 적당하게 일처리해도 그만인 지금이 더 피곤하다.

좋아하는 책 한권 펼쳐볼 여유도 없다. 차분히 CD 한장 들을만큼 편하지도 않다.
커피 한잔 마시며 지나가는 사람구경 해본게 언제인지도 모르겠다.
간혹 매콤한 매연이 섞이기도 하고 후텁지근하기도 한 바깥 공기의 냄새도 기억나질 않는다.

어떤 형태로든 변화하고 발전하지 못한채, 그저 이자리에 멍하니 서있을 뿐이다.
그야말로 캄캄한 동굴 속에서 등불을 잃어버린채 주저앉아 있는 꼴이다.
돌아가서 등불을 찾아 다시 시작하지도 못하고, 과감하게 앞으로 가지도 못하는...

삶에 치인다는 얘기가 정신없이 바쁘게 사는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줄 알았다.
그렇지만 나에겐 지금이 바로 삶에 치이는 때이다.
정신적인 여유나 성장 대신 그저 뭔가에 끊임없이 쫓기듯이 마음만 조급한 지금...

 

Posted by 착각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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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아는 자신의 장점이 무엇인지 너무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을 드라마틱하게 폭발시킨다.

쉽게 이해하지 못할 어려운 가사와
착착 감기지 못하는 불친절한 멜로디임에도 불구하고
곡 하나하나가 지루하지 않고 스펙트럼과 같은 다채로움을 보이는 건
보컬의 뛰어난 연기력 덕분일 것이다.



Posted by 착각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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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은 참 재미있는 이벤트다.
그야말로 4년간 엄선된 32개국이 제대로 한판 붙는 자리이니 그야말로 전력을 다해 죽기살기로 싸운다.
FIFA 랭킹이 한참 아래인 상대에게도 최강의 라인업을 내보낸다. 그러고도 지는 일도 많다. 그러니 재미있을 수 밖에...

축구를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도 월드컵은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해서 보게된다.

그렇지만 한달간 이 모든 경기를 다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침 6시30분에는 집에서 나가야 하는 입장이니만큼 두번째 경기와 세번째 경기는 택일해야 한다.
안그러면 월드컵 끝나기 전에 내가 먼저 쓰러질 것이니...

어제는 다행히(?) 쉽게 '세르비아 vs 가나'를 포기했다. 독일의 무지막지한 돌진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
그렇지만 오늘은 좀 고민이다. '일본 vs 카메룬' 보다는 '이탈리아 vs 파라과이'를 선택함이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미련이 남는다. 꼭 봐야할 '네덜란드 vs 덴마크'가 첫경기이니 정말 다행이다.

그나저나 뉴스 신경 안쓰고 월드컵을 보고 있으니 한편으론 편하면서도 괜히 어색하다.
 

Posted by 착각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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