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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를 다 보고 웨스트윙(The West Wing)을 다시 봤다.
아니, 웨스트윙은 시즌1만 봤었으니 이번이 처음 본게 맞다.

웨스트윙을 조금만 본 이유는 너무 이상적인 현실을 그려냈다고 생각했고,
또 그 당시에는 나에겐 '정치'라는 것은 유해물질 이하로 치부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번에 본 웨스트윙은 그렇게 이상적이진 않았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현실보다 더 잔인한 현실을 보여줬고
웨스트윙은 현실보다 더 이성적인 현실을 보여줬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끔찍하지만 오히려 설득당한다.
프랜시스가 카메라를 보며 하는 말은 궤변이면서도 맞는 말이다.
 
웨스트윙에서 보였던 희망 대신
하우스 오브 카드의 음모가 계속된다.

모두가 바라는 정치인의 모습 속에 숨어있는 권력..
이게 두 드라마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리라..
동전의 양면같은....

Posted by 착각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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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구백냥

2013. 2. 7. 09:23

간만에 책이나 볼까 싶어 한권 꺼내들었다.
대여섯 페이지나 읽었을까...글자가 흐릿하게 보이고 겹쳐보이기 시작했다.
눈을 깜빡여봐도, 한참 감았다가 떴는데도, 가깝게 봐도, 멀게 봐도 글자를 읽을 수가 없었다.

덜컥 두려워 얼른 책을 덮었다.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녹내장이 악화됐을까.. 아니면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몸이 또다시 신호를 보낸걸까...
그냥 멍하게 TV를 켜고 바라봤지만 마음은 심란했다.

30분쯤...다시 슬며시 책을 펴봤다.
다행히 평상시처럼 글자가 들어왔고 문장도 읽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미 독서할 생각은 저만치 날아가 버렸고, TV가 재미있어졌다.

여유가 생기니 잡스런 생각이 든다.
원인은 항상 스마트폰과 태블릿만 들여다보고 있어서라고..
환한 화면에 빛나는 색깔만 보다보니 누런 종이와 둔한 검은 글자를 보고싶어 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그러고 보니 책이 재미없어진지 오래다. 

눈도 좀 쉴겸 책도 좀 볼겸 스마트폰을 좀 멀리해야할까보다.
가뜩이나 눈도 허약한데...


Posted by 착각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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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꼰 채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리던중 발끝에 걸려있던 슬리퍼가 벗겨졌다.
보지도 않고 발 끝으로 찾아서 또 발끝으로 신으려고 했지만, 떨어지면서 뒤집혔는지 영 발이 들어가질 않는다.

할수없이 책상 밑으로 들어가 슬리퍼를 다시 뒤집어 놓고 의자에 다시 앉았다.
미끄러지듯이 슬리퍼 속에 발을 넣고 좀전과 달리 왼쪽 다리를 꼰채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문득 뒤집혀진 슬리퍼가 다시 생각났다. 뒤축이 다 닳아서 드러난 하얀 고무가 걸렸다.
자세히 보니 한쪽의 발등을 덮는 밴드 옆이 다 튿어진 채 힘겹게 붙어있었다. 미처 몰랐다.

이 슬리퍼, 굉장히 오래 신었다. 2000년 10월, 내가 첫 직장 출근할때부터 항상 내 책상에 놓여있었다.
시원하게 신으려 그해 여름에 샀고, 몇달뒤 가장 깨끗하다는 이유로 차출되었다.
여러번 회사를 옮겼음에도 항상 이 슬리퍼는 가장 챙겼다. 하도 오래 신었더니 내 발모양이 고스란히 찍혀있다. 

그래도 한때 유명세를 떨쳤던 'LA GEAR'다. 무광 블랙의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것이 모양도 나름 세련됐다.

사실 다 낡고 닳은 슬리퍼를 버리려고 몇번 생각했었다.
마트에 들렀을때도 마음에 드는 새 것을 찾기도 한 것도 여러 차례..

어느 것도 이 슬리퍼 만큼 내 발을 편하게 해줄 수는 없을 것만 같았고
'좀 더 신어보자!'라며 은퇴를 연장시켰다.
그러고보니 난 이 슬리퍼를 굉장히 사랑했었나 보다.

하지만 이제 정말 이 슬리퍼를 버려야겠다.
더이상 흉한 모습이 되기 전에..아직까지 슬리퍼의 모습이 남아있는 동안에..

아마 신발장에서 가장 깨끗한 슬리퍼를 꺼내와 가져올 것이다.
아니면 마트에서 비슷한 모습의 것을 찾아올 것이다.
그래도 한동안은 이 LA GEAR 슬리퍼와 비교하겠지.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Posted by 착각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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