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책이나 볼까 싶어 한권 꺼내들었다.
대여섯 페이지나 읽었을까...글자가 흐릿하게 보이고 겹쳐보이기 시작했다.
눈을 깜빡여봐도, 한참 감았다가 떴는데도, 가깝게 봐도, 멀게 봐도 글자를 읽을 수가 없었다.
덜컥 두려워 얼른 책을 덮었다.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녹내장이 악화됐을까.. 아니면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몸이 또다시 신호를 보낸걸까...
그냥 멍하게 TV를 켜고 바라봤지만 마음은 심란했다.
30분쯤...다시 슬며시 책을 펴봤다.
다행히 평상시처럼 글자가 들어왔고 문장도 읽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미 독서할 생각은 저만치 날아가 버렸고, TV가 재미있어졌다.
여유가 생기니 잡스런 생각이 든다.
원인은 항상 스마트폰과 태블릿만 들여다보고 있어서라고..
환한 화면에 빛나는 색깔만 보다보니 누런 종이와 둔한 검은 글자를 보고싶어 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그러고 보니 책이 재미없어진지 오래다.
눈도 좀 쉴겸 책도 좀 볼겸 스마트폰을 좀 멀리해야할까보다.
가뜩이나 눈도 허약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