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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다는 어느 삼성맨의 사직서..
역시 월급쟁이인 내 모습이 자꾸 떠올라 볼수록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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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서
1년을 간신히 채우고,
그토록 사랑한다고 외치던 회사를 떠나고자 합니다.
다른 직장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공부를 할 계획도 없지만
저에게는 퇴사가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회사에 들어오고나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술들은 왜들 그렇게 드시는지, 결재는 왜 법인카드로 하시는지,
전부다 가기 싫다는 회식은 누가 좋아서 그렇게 하는 것인지,
정말 최선을 다해서 바쁘게 일을 하고
일과후에 자기 계발하면 될텐데,
왜 야근을 생각해놓고 천천히 일을 하는지,
실력이 먼저인지 인간관계가 먼저인지
이런 질문조차 이 회사에서는 왜 의미가 없어지는지..
'삼성'이라는 회사가 살아남으려면 도대체,
문화는 유연하고 개방적이고
창의와 혁신이 넘치고 수평적이어야 하며,
제도는 실력과 실적만을 평가하는
냉정한 평가 보상 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사람들은 뒤쳐질까 나태해질까 두려워 미친 듯이 일을 하고,
공부를 하고,
술은 무슨 술인가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하더라도,
도대체 이렇게 해도
5년 뒤에 내 자리가 어떻게 될지
10년 뒤에 이 회사가 어떻게 될지 고민에,
걱정에 잠을 설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도대체 이 회사는 무얼 믿고 이렇게 천천히 변화하고 있는지
어떻게 이 회사가 돈을 벌고 유지가 되고 있는지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반면에 회사를 통해서 겨우 이해하게 된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니부어의 집단 윤리 수준은
개인 윤리의 합보다 낮다는 명제도 이해하게 되었고,
막스 베버의 관료제 이론이 얼마나 위대한 이론인지도 깨닫게 되었고,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던, 코웃음 치던
조직의 목표와 조직원의 목표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대리인 이론을
정말 뼈저리게,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가장 실감나게 다가오게 된 이야기는, 냄비속 개구리의 비유입니다.
개구리를 냄비에 집어넣고 물을 서서히 끓이면
개구리는 적응하고, 변화한답시고, 체온을 서서히 올리며 유영하다가
어느 순간 삶아져서 배를 뒤집고 죽어버리게 됩니다.
냄비를 뛰쳐나가는 변혁이 필요한 시기에
그때 그때의 상황을 때우고 넘어가는 변화를 일삼으면서
스스로에게는 자신이 대단한 변혁을 하고 있는 것처럼
위안을 삼는다면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인 것입니다.
사람이 제도를 만들고, 제도가 문화를 이루고,
문화가 사람을 지배합니다.
하지만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모두가 알고 있으니
변혁의 움직임이 있으려니,
어디에선가는 무언가가 벌어지고 있으려니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신문화 웨이브라는 문화 혁신 운동을 펼친다면서,
청바지 운동화 금지인 '노타이 데이'를 '캐쥬얼 데이'로 포장하고,
인사팀 자신이 정한 인사 규정상의 업무 시간이 뻔히 있을진데,
그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사원과의 협의나 의견 수렴 과정 없이
업무 시간 이외의 시간에 대하여 특정 활동을 강요하는 그런,
신문화 데이같은 활동에 저는 좌절합니다.
변혁의 가장 위험한 적은 변화입니다.
100의 변혁이 필요한 시기에 30의 변화만 하고 넘어가면서
마치 100을 다하는 척 하는 것은
70을 포기하자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 미래의 70을 포기하자는 것입니다.
더욱 좌절하게 된 것은
정말 큰일이 나겠구나, 인사팀이 큰일을 저질렀구나
이거 사람들에게서 무슨 이야기가
나와도 나오겠구나 생각하고 있을 때에,
다들 이번 주에 어디가야할까 고민하고,
아무런 반발도 고민도 없이 그저 따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월급쟁이 근성을 버려라, 월급쟁이 근성을 버려라 하시는데..
월급쟁이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밖에 없는 구조와 제도를 만들어놓고
어떻게 월급쟁이가 아니기를 기대한단 말입니까.
개념없이 천둥벌거숭이로
열정 하나만 믿고 회사에 들어온 사회 초년병도
1년만에 월급쟁이가 되어갑니다.
'삼성'인이 되고 싶어 들어왔는데
회사원이 되어갑니다.
저는 음식점에 가면 인테리어나 메뉴보다는
종업원들의 분위기를 먼저 봅니다.
종업원들의 열정이 결국
퍼포먼스의 척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분당 서현역에 있는 베스킨라빈스에 가면
얼음판에 꾹꾹 눌러서 만드는 아이스크림이 있습니다.
주문할때부터 죽을 상입니다.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꾹꾹 누르고 있습니다.
힘들다는건 알겠습니다. 그냥 봐도 힘들어 보입니다.
내가 돈내고 사는것인데도
오히려 손님에게 이런건 왜 시켰냐는 눈치입니다.
정말 오래걸려서 아이스크림을 받아도,
미안한 기분도 없고 먹고싶은 기분도 아닙니다.
일본에 여행갔을때에 베스킨라빈스는 아닌 다른 아이스크림 체인에서
똑같은 종류의 아이스크림을 먹어보았습니다.
꾹꾹 누르다가 힘들 타이밍이 되면
누군가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모든 종업원이 따라서,
아이스크림을 미는 손도구로 얼음판을 치면서
율동을 하면서 신나게 노래를 부릅니다.
어린 손님들은 앞에 나와서 신이나 따라하기도 합니다.
왠지 즐겁습니다. 아이스크림도 맛있습니다.
같은 사람입니다.
같은 아이템입니다.
같은 조직이고, 같은 상황이고, 같은 시장입니다.
이런 생각으로 사무실에 들어오면 한숨부터 나옵니다.
하루하루 적응하고 변해가고,
그냥 그렇게 회사의 일하는 방식을 배워가는 제가 두렵습니다.
회사가 아직 변화를 위한 준비가 덜 된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준비를 기다리기에 시장은 너무나 냉정하지 않습니까.
어제 오늘 일이 아닌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내일에 반복되어져서는 안되는 일이지 않습니까.
조직이기에 어쩔 수 없는 문제인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말은, 정말, 최선을 다해서,
조직이 가진 모든 문제들을 고쳐보고자 최선의 최선을 다 한 이후에
정말 어쩔 수 없을때에야 할 수 있는 말이 아닙니까.
많은 분들이 저의 이러한 생각을 들으시면
회사내 다른 조직으로 옮겨서 일을 해보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어느 조직을 가던 매월 셋째주 금요일에
제가 명확하게,
저를 위해서나 회사에 대해서나 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활동에
웃으면서 동참할 생각도 없고
그때그때 핑계대며 빠져나갈 요령도 없습니다.
남아서 네가 한 번 바꾸어 보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이 회사에 남아서
하루라도 더 저 자신을 지켜나갈 자신이 없습니다.
또한 지금 이 회사는 신입사원 한명보다
조그마한 충격이라도 필요한 시기입니다.
제 동기들은 제가 살면서 만나본 가장 우수한 인적 집단입니다.
제가 이런다고 달라질것 하나 있겠냐만은
제발 저를 붙잡고 도와주시겠다는 마음들을 모으셔서
제발
저의 동기들이 바꾸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사랑해서 들어온 회사입니다.
지금부터 10년, 20년이 지난후에
저의 동기들이 저에게
너 그때 왜 나갔냐. 조금만 더 있었으면 정말 잘 되었을텐데.
말을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10년 후의 행복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오늘의 행복이라고 믿기에,
현재는 중요한 시간이 아니라,
유일한 순간이라고 믿기에
이 회사를 떠나고자 합니다.
2007년 5월 2일
난 조선일보를 좋아한다.
그 과감한 면분할과 절묘한 사진 배열, 그리고 그와 잘 어울리는 타이틀 위치...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신문을 정말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해준다.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를 느끼면서 보는 신문은 조선일보뿐이다.
가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기사들도 있지만 정치외의 분야에서 조선일보의 기사는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말판에 끼어있던 이 기사는 정말이지 너무 노골적이지 않나 싶다.
(조선닷컴에선 기사를 나눠서 올렸다. 2편은 여기에서...)
송기인 신부는 동시대를 살고 있는, 또 같은 나라에서 살고 있는 사람중에서 정말 존경받을만한 하다고 꼽을만한 분이다. 그런데 그런 분의 인터뷰를 하면서 오로지 대통령과의 관한 질문뿐이다.
대통령을 비판하고 낮춰보려는 시도를 굳이 송기인 신부를 만나면서까지 해야하는지 의문이다.
송기인 신부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질문만 해도 지면이 차고 넘칠텐데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훌륭한 아이템을 가지고 가면 뭐하나. 내용이 이 모양인걸...
좋은 정보와 지식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획을 그저 '대통령 흠집잡기'의 일부로 삼아버린 최보식 기획취재부장의 판단이 너무나 실망스럽다.
“나중에 소주 한잔 하자”며 악수하고 헤어지려는데, 또 배석자가 “위원장님이 일년치 봉급(9700만원)을 모두 민중역사관을 짓는데 내놓은 것도 한 줄 써줘야 하지 않느냐”며 불만을 표시했다.이 마지막 문장은 차라리 안넣으니만 못했다. 기자의 말장난에 송기인 신부의 진심은 '생색내기'로 치부되어 버리고 말았다...
파란닷컴을 운영하는 KTH의 수장이 직접 드림위즈 인수설을 시인했다.
그냥 이 기사 읽는 동안의 느낌은 그저 '난감하다'일 뿐이었다.
실탄은 충분하다는 KTH 송영한 사장의 말은 거의 잊혀진 '스포츠신문 독점'을 다시 떠오르게 하는 '돈지랄'같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진심으로..
성공적인 M&A를 통해 충분한 실탄과 훌륭한 인재풀의 시너지 효과로 파란닷컴을 멋지게 만들기를 바란다.
p.s. 드림위즈 초기화면을 캡쳐하려고 들어갔더니 마침 파란닷컴의 호통맞고 배너가 뜨고 있었다. 타이밍 좋고~
역시 이 두 사진이 문제였다.
이런 기사가 나오는걸 보면 여러 사람이 비슷한 생각을 했었나보다 싶다.
비공개 결혼식을 한 전도연이 잘못한건지, 아니면 어떻게든 취재하려고 애쓴 기자들이 잘못한건지... 그건 잘 모르겠다. 결혼이야 어떻게 하든 당사자 맘이고 취재를 위해 온갖 발버둥을 친 것 역시 기자의 본분을 다한거라고 보면 별 문제 아닌것처럼 생각된다.
그렇지만 끝까지 조용한 전도연에 비해 기자들은 그럴수가 없나보다.
전도연이 몰래 결혼했다고 공개적으로 비아냥대는 글을 칼럼으로 올리고
그것으로도 좀 부족했는지 '왜 몰래 결혼했냐'며 블로그에 추가 설명과 댓글토론까지 한바탕 벌였다.
과연 그들의 취재가 그렇게 상대를 비아냥댈만큼 정당하고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방법이었는지 의문이다
예전에 굿데이가 갓 창간했을때....
어떤 사건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이경실이 남편에게 폭행당했던 사건인듯)
출입금지된 병실에 의사인척 가운입고 몰래 들어가 취재했던 걸 굉장히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굿데이의 모기자가
갑자기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