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재미있게 본 드라마 중에 하나가 '마왕'이다.
주지훈도 별로고 엄태웅도 별로고 신민아도 별로였기 때문에 처음엔 별 관심없었다.
첫회 하던 그 시간에 볼만한 프로가 없어서 본 드라마였다.
스토리도 맘에 들었지만 구성도 무척 맘에 들었다. 초반부터 범인은 주지훈이라는 것을 알려줬지만 그럼에도 긴박감 넘치고 사건 진행이 매회 궁금해지게 만드는 드라마였다.
'궁'에선 그저 얼굴로 밀어부치던 주지훈도 '마왕'에선 그 외모에 연기를 싣기 시작했다. 특히 어두운 방안에서 창밖을 내다보며 짓던 사악한 미소는 '마왕'하면 먼저 생각나는 화면이다.
그렇지만 이 드라마에서 가장 신경쓰였던 것은 등장인물들이 나오는 화면은 항상 어딘가에 가려져 있다는 점이다.
기둥 뒤에서 몰래 엄태웅을 지켜보는 것처럼..책장의 책 너머로 신민아를 훔쳐보고..
심지어 클로즈업을 할때에도 누군가의 어깨와 머리에 항상 화면은 가려져 있었다.
마치 시청자는 이들을 몰래 훔쳐보는 입장이라는 것을 강요하는 것처럼..
진짜 마왕은 그 누구도 아니고 이 모든 비극을 그저 보기만 하고 그들의 운명을 즐기는 시청자들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