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성큼 들어온 가을에 정자동 까페골목이 꽉 찼다.
금요일까지만 해도 그저 비싸 보이기만 하고 사람이 많아도 휑해 보였던 그 길이..
모두 문닫은 이른 아침, 길에 사람도 차도 없는데도 풍성하고 운치있어 보였다.
변화라곤 간밤의 비바람에 나뭇잎들이 모두 길에서 뒹굴고 있을뿐이고
꼭 여민 겉옷의 틈새를 파고드는 찬바람이 불고 있을 뿐인데도
뭔가가 이 허영된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기분이다.
그저 시간이 흐르면서 매년 찾아오는 변화인데도
이렇듯 갑작스러운 순간엔 그저 놀랍기만 하다.
덕분에 정 안가고 겉도는 것 같았던 정자동이 조금은 가까워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