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억수같이 퍼붓는다.
거짓말 손톱만큼 보태서 팬티까지 젖어버릴 정도였다.
버스 정류장에서 회사까지 10분동안 우산의 무력함을 제대로 실감했다.
비틀면 물이 쭉 나올만큼 허리까지 흠뻑 젖은 바지에 구두 안까지 물이 철퍽거린다.
나름 대비한다고 입은 나일론 섞인 바지는 다행히 금방 말랐다.
그저 주말에 열심히 잡아놓은 칼같은 세로 주름 대신 쪼글쪼글 가로 주름살이 잔뜩 생겼을뿐...
양말과 신발은 좀 얘기가 다르다. 책상 밑의 꼬마 선풍기가 수고가 많다.
신발 젖으면 그 냄새가 몇배로 증폭되는데...다 말라도 좀 민망할 수도 있겠다.
보기에도 편한 통치마에 맨발에 구두를 가장한 샌들...
옆자리의 여직원이 부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