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라는 신인가수가 있다.
뮤직비디오를 보니 밴드인 모양이다. 아니다. 솔로인데 뮤직비디오의 그림만 밴드다.
이 정도면 사실 근래들어 보기드문 극강의 락 보컬 아이템인데 오랫동안 별 빛을 보지 못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아주 잘빠진 전형적인 인디 스타일 이라고 하고 싶다.
올초에 나온 '채킷 컴필레이션 앨범'(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 참여가수 중 한명이라 선물받은 CD를 들어봤다)에 있었는데..
며칠전에 뮤직비디오가 나온 모양이다. 요즘 웹서핑 중에 간혹 보인다.
김용택 시인의 작품 중 같은 제목을 가진 시가 있다.
아마도 이 시에서 영감을 받지 않았나 싶은게...감성은 비슷한데 느낌은 정반대라는 것이다.
-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나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에게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
- 마로 넌 환히 웃고 있었지 떨리던 내 어깨와 빛에 반사된 내 눈의 호수를 마치 못 본 것처럼 정말 눈부시게 흉악하고 잔인한 널 잊으려 지구 세 바퀴를 돌아 산책하고 세상 모든 바다만큼 울어도 날 봐주지 않던 그대가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고작 그것 뿐인지 달이 뜰 때도 해가 뜰 때도 널 그린 나는 어떡해 난 하루에도 수십 번씩 죽고 다시 또 살아나곤 했었지 추억이란 녀석을 묻어둔 무덤을 매일 찾아가며 심약하고 가망없는 나라서 너의 행복을 빌며 기도한 날 추하고 비참하게 만든 사람 날 완전히 부순 그대가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고작 그것 뿐인지 달이 뜰 때도 해가 뜰 때도 널 그린 나는 어떡해 오늘 따라 달이 무척 밝네요 그대도 보이겠죠 내 목소리도 왠지 밝네요 그대 듣고 있나요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고작 그것 뿐인지 달이 뜰 때도 해가 뜰 때도 널 그린 난 달이 뜬 이 밤 그대는 필요 없어요 그만 끊어줄래요 달이 뜬대도 해가 뜬대도 이젠 많이 늦었죠 |